메이저공원 2580





비건이 던진 대북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오라며 제시한 ‘연말 시한’에 미국은 얽매이지 않겠다는 점이다. 해를 넘겨 내년이 되더라도 북·미 양측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 열의가 식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은 균형 있는 합의를 위한 유연성 있고 실현 가능한 창의적 방안을 내놓을 것이며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한 것도 눈에 띈다.


피해 양육자의 소송·추심을 도와주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이 2015년 출범했다. 경제적 능력이 있어도 나 몰라라 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정부서비스 후에도 양육비지급이행률은 30%대에 머물고 있다. 2015~2018년 소송으로 양육비 지급 명령이 떨어진 1만414건 중 받아낸 것은 3297건(31.7%)에 그쳤다. 여성가족부 한부모가정 조사에서도 73.1%는 양육비를 한번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세 통계는 미혼모·싱글맘 3명 중 2명이 합의이행을 요구하거나 재판을 거쳐도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동인권단체들은 양육비 미지급으로 고통받는 아동이 100만명을 넘었다고 추산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을 방문하는 중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라고 거듭 강조한 뒤에 한 말이지만 지금껏 북한을 두둔해오던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 사용을 언급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김 위원장을 조롱하듯 불렀던 ‘로켓맨’이라는 말도 2년 만에 다시 입에 올렸다. 그런가 하면 북한 매체들은 4일 김 위원장이 군 고위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르는 장면을 보도했다. 중대 사안을 결정한다며 노동당 중앙당 전원회의도 소집했다. 전날에는 리태성 외무성 부상이 연말까지 새 협상안을 내놓으라며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를 시사했다.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 대화를 둘러싼 난기류가 심상치 않다.


추 장관 앞에 놓인 과제는 어느 하나 무겁지 않은 것이 없다. 검찰개혁이 최우선이다. 국회를 도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 입법절차를 마무리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을 매조지해야 한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 배당절차 투명화 등은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감찰 강화, 공개·심야조사 폐지 등 자체개혁안 이행 역시 마찬가지다. “검찰이 정치수사를 한다”는 시민들의 의구심도 잠재워야 한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선택적 정의에 따른 선택적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심은 적지 않다. 여권 수사는 죄가 나올 때까지 하면서 야권 수사에는 관대한, 형평성 잃은 수사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총장이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청와대가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장교 1명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지휘통제부에 참모로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호르무즈 해역 파병에 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놓고, 상황을 보면서 추가 파병을 결정하는 이른바 ‘단계적 파병’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또 같은 자리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4차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혀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파병을 연계시키는 듯한 뉘앙스도 남겼다. 파병 쪽으로 기운 것도 모자라 방위비 분담금과 연계시킨다니 당혹스럽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로 노동자 855명이 숨졌다고 집계됐다. 2018년 971명에서 116명(11.9%) 줄어든 것이다. 노동자 1만명당 사고사망자를 뜻하는 사망만인율도 1년 새 0.51에서 0.45~0.46으로 하락했다. 1999년 1456명으로 잡힌 정부의 산재사망 통계가 시작된 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사고사망자가 800명대로, 사망만인율이 0.5 이하로 떨어진 것도 처음이다. 사망사고 절반을 차지하는 건설현장에서 11.8% 줄고, 공공사업장 감소율은 30%에 달했다. 흔히 ‘죽음의 행렬’로 표현되고 ‘OECD 1위’ 멍에를 쓰고 있는 산재 궤적에 큰 변곡점을 찍었다고 볼 만하다.


교도소 내에서 사망한 무연고자는 매장 후 기록과 함께 관리하게 돼 있다. 그런데 이번에 발굴하던 합장묘 2기 중 한 기에서 41구가 안치됐다는 기록과 달리 80여기의 유골이 나왔다. 특히 신원을 알 수 없는 40여기의 유골은 땅속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있는 나머지 유골과 분리돼 있었다. 유골들은 또 합장묘 봉분을 20~30㎝ 정도 걷어내자 곧바로 나왔다고 한다. 두개골에 구멍이 있는 유골과 어린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두개골도 발견됐다. 이곳은 민간인의 접근 자체가 어려운 곳인 만큼 민간에서 이렇게 많은 시신을 묻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교도소 측이 병사한 수형자 40명을 매장해놓고 기록에서 누락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당시 이 인근에서 계엄군과 시민군 간 총격전이 있었고, 신군부 군인들이 이곳에 5·18 희생자들을 암매장했다는 증언이 있다. 유골과 5·18 희생자들과의 연관성을 라이브토토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90분간의 회견은 지난해 11월 대화의 폭과 깊이에 갈증을 남긴 ‘국민과의 대화’보다 진일보한 소통이었다. 기자들이 국민적 관심사를 추렸고, 대통령도 각본 없이 때로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비친 자리였다. 내용적으로는, 참신한 국정동력이나 비전 제시보다 국정 현안을 설명하고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답이 많았다. 4월 총선이라는 큰 변곡점이 있는 ‘집권 4년차’ 회견의 특징이 도드라졌다.


위성정당은 ‘정당의 목적·조직·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헌법 8조2항,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을 목적으로 한 자발적 조직’이라는 정당법을 빈껍데기로 만드는 발상이다. 위성정당 모태 격인 비례한국당은 창당준비위 대표를 한국당 조직부총장 부인이 맡고, 소재지를 한국당사에 두고, 창당 자금은 당직자들이 조달했다. 말 그대로, 한국당을 ‘모정당’으로 삼고 새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 30석만 겨냥한 ‘꼼수 정당’이 태동하는 셈이다. 한 의원이 “비례대표 선출 전권을 부여받았다”고 한 것도 다분히 위성정당 관여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을 의식한 것일 테다. 편법·반칙이라는 손가락질을 감수하고 알음알음 전국선거를 치르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묘수’라고 자처한 위성정당은 자칫 여론 회초리를 맞으면 한국당 지역구 출마자에게 역풍도 불 수 있다. 선관위도 민의를 왜곡하고 선거개혁을 비웃는 위성정당에 엄격한 법의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검경의 수사내용을 종합하면, 당시 김 전 시장 측근에 대한 경찰수사는 청와대가 첩보를 건네기 전부터 진행됐다. 검찰이 일부 사안에 대해 내사를 벌이다 종결한 사실도 확인됐다. 그러나 왜 청와대 첩보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시점에 전달됐고, 청와대가 경찰로부터 수시로 수사 상황을 보고받았는지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 역시 1년6개월이나 놔두고 있다가 갑자기 수사를 시작해 ‘조국 잡기’ 수사란 의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검찰에 유리하거나 필요한 사안들을 몇몇 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다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다가는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놓더라도 정치권은 물론 국민 모두가 수긍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럴수록 검찰은 공명정대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 별건수사 금지 등 낡고 못된 수사관행 개선 등 검찰개혁 역시 늦춰서는 안될 일이다. ㄱ씨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차기 국무총리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지명했다. 헌정사상 첫 국회의장 출신 총리 발탁이다. 국회의원 6선에 ‘경제통’으로 정평이 난 정 지명자를 내각 수장으로 내세워 후반기 국정운영의 중심을 ‘경제와 협치’에 맞추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법원은 최고경영자의 이런 행위가 인사의 원칙·기준을 무너뜨린다고 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이 (청탁자) 지원 사실을 알린 행위 자체만으로 인사부의 채용업무 적절성을 해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신한은행은 2013년부터 4년간 청탁지원자 자녀 명단을 관리하면서 특혜를 제공했다. 이들을 서류전형·1차 면접에서 성적에 관계없이 통과시킨 것이다. 신한은행은 경쟁률이 100 대 1에 달할 정도로 취업문이 좁은 인기 직장이다. 그런데 ‘백 있고, 연줄이 있다’는 이유로 청탁자 자녀들은 채용특혜를 받았다.


20대 정기국회를 마감할 본회의가 9·10일 문을 연다.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이 198개 법안에 무더기 신청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대치가 풀리지 않은 채 정기국회도 100일의 끝에 다다른 것이다. 여느 해 할 것 없이 마지막 벼락치기를 반복한 정기국회지만, 올핸 사정이 더 긴박하다. 새해 예산안은 교섭단체 간 감액·증액 심사도 매듭짓지 못하고 법정 처리시한을 1주일이나 넘겼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검찰개혁법과 유치원 3법, 시급한 민생법안들, 해외파병 연장안·대체복무법 같은 외교안보 현안까지 줄지어 기다리는 본회의 안건만 200개가 넘는다. 그러나 하루 앞 8일까지도 국회에선 “의회정치 낙오자가 되지 마라”(민주당), “의회독재 길을 걷지 말라”(한국당)는 입씨름만 거듭됐다. 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의 ‘4+1 협의체’는 원내대표급 회의로 높여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단일 법안을 조율했고, 한국당은 예산심사 하자를 따지며 하루 뒤 열릴 새 원내대표 경선으로 부산했다. 달려오던 대로 두 바퀴가 또 하루를 따로 구른 격이다.


교육부가 1500억여원을 들여 개발한 차세대 지방교육 행·재정 통합시스템 ‘K-에듀파인’이 지난 2일 개통 직후부터 일부 시·도에서 먹통 사태를 빚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과부하 문제로 시스템의 주요 서비스 중 하나를 몇 달간 일시 중단했다. 교원들의 업무 경감을 취지로 마련한 시스템이 되레 학교 현장을 마비시키다시피 하는 형국이다. 업무가 상대적으로 적은 방학임에도 접속 지연과 먹통이 반복되면서 개학 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남성 육아휴직의 급증세에서 알 수 있듯 맞벌이, 맞돌봄은 시대적 요구다. 대기업, 중소기업이 따로일 수 없다. 기업규모에 따른 격차를 줄이고, 없애야 한다. 경제학에서 ‘마태효과’라는 용어는 자본의 부익부 빈익빈을 뜻한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중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에서 나온 말이다. 복지의 마태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아빠 육아휴직마저 대기업 위주로 돌아간다면, 자녀와의 시간, 양육의 질마저 양극화가 불 보듯 뻔하다. 육아휴직의 대기업 쏠림 이유는 상당 부분 대체인력 부족과 제도 미비 때문이라고 하니, 보완이 시급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의당 작동되어야 할 정부 내 조정 기능이 마비돼 있다는 점이다. 통상 검경 간 이견이 맞설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조정하는 게 관행이었다. 그러나 현재 민정수석실은 여러 사건들로 불난 집 신세인 데다 개입할 처지도 아니다. 딱한 노릇이다. 이 때문에 어느 때보다 상호 협조가 필요한 국가수사기관이 다투며 공권력을 낭비하고 있다. 국정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지 않다는 한 사례다. 비슷한 일이 다른 곳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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